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상 수상 — 줄거리·평가·출판 정보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수상
한국 소설 최초의 쾌거 — 줄거리·수상 이력·출판 정보 한눈에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2026년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시상식에서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한국 작가의 소설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이란?
전미도서비평가협회(National Book Critics Circle, NBCC)는 미국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1974년 뉴욕에서 설립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1975년부터 매년 소설·시·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시상해왔으며, 퓰리처상·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 문단에서 가장 권위 있는 3대 문학상으로 꼽힙니다.
특히 별도의 상금이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오로지 비평가들의 평가로만 수상작이 결정되기 때문에, 문학적 순수성과 권위 면에서 더욱 높이 평가받습니다.
수상 소식 — 한국 소설 최초의 기록
2026년 3월 26일(현지시간), NBCC는 뉴욕 시상식에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We Do Not Part)을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습니다. 번역은 이예원·페이지 모리스가 공동으로 맡았습니다.
최종 후보에는 카렌 러셀의 The Antidote, 케이티 키타무라의 Audition, 솔베이 발레의 On the Calculation of Volume Book III, 앤절라 플러노이의 The Wilderness 등 쟁쟁한 작품들이 함께 올라 경쟁했습니다.
NBCC는 수상 이유에 대해 "제주 4·3 사건의 여파가 남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에 대해 천착한 고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 예술적인 소설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압도적인 꿈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NBCC상을 받은 것은, 2024년 시인 김혜순이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시 부문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이지만, 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책 기본 정보
| 제목 | 작별하지 않는다 |
| 저자 | 한강 |
| 출판사 | 문학동네 |
| 출간일 | 2021년 9월 9일 |
| 쪽수 | 332쪽 |
| 정가 (종이책) | 16,800원 |
| 영어 제목 | We Do Not Part (이예원·페이지 모리스 번역, 2025년 1월 미국 출간) |
작품 배경 — 제주 4·3 사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인 제주 4·3 사건은 1948년 광복 이후 미군정 통치에 대한 불만이 쌓이며 촉발된 비극적 사건입니다. 대규모 정부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1만 4,000명에서 최대 3만 명에 이르는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상처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한강은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전작 『소년이 온다』(2014)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제주의 비극을 문학적 언어로 소환합니다. 작가는 2014년 실제로 꾼 악몽에서 이 소설의 씨앗을 얻었으며, 집필 노트만 10권이 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했습니다.
줄거리
소설은 소설가 경하가 눈 내리는 벌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묘비처럼 박혀 있는 악몽을 꾸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5·18에 대한 소설을 쓴 뒤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경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제주로 내려간 친구 인선과 다시 만납니다.
목수 일을 하던 인선이 손가락 두 개를 잃는 부상을 당하고, 경하는 인선의 부탁으로 제주 빈집의 새를 보살피기 위해 눈보라를 뚫고 길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경하는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정심은 1948년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이자 피해자입니다. 학살로 실종된 오빠를 평생 찾아 헤맸고, 그 기억을 끝내 떠나보내지 못한 채 삶을 마쳤습니다. 소설은 경하와 인선, 그리고 정심이라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적인 언어로 엮어냅니다.
제목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가가 직접 설명했듯이,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끝까지 끌어안고 걸어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이든 애도든, 망자에 대한 기억이든 — 그 무엇도 쉽게 작별하지 않겠다는 인간의 의지가 소설 전체를 관통합니다.
구성 — 3부작 구조
소설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새', 2부 '밤', 3부 '불꽃'으로 나뉘며, 각 부마다 '결정(結晶)', '실', '폭설', '그림자들', '바다 아래' 등 짧고 밀도 높은 챕터들이 이어집니다. 본래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 황순원문학상), 「작별」(2018 김유정문학상)과 함께 '눈 3부작'의 마지막으로 구상되었으나, 독립된 완결 작품으로 출간됐습니다.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이미지는 눈(雪)입니다. "죽은 사람의 얼굴 위에 내려앉은 눈은 녹지 않는다"는 구절처럼, 눈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이자 기억과 망각을 동시에 상징합니다.
국내외 평가
NBCC(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이 소설을 두고 "제주 4·3의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상실 속에서 창조와 진실을 천착한 고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설가 리디아 밀레의 서평을 통해, 한강의 역사적 기록을 "가장 인상적인 요소"로 꼽으며 "공간과 시간 속에서 멀어진 사람과 사건이 얼마나 끔찍하게 가려질 수 있는지 소름 끼치게 일깨워준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비평에서는 "한강의 역사의식과 시적 문체가 절정에 다다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이미지가 압도적이어서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독자·평론가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알라딘 등 국내 서점에서 2021년 올해의 책 TOP 10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주요 수상 이력 한눈에
| 연도 | 수상 내용 |
| 2022년 | 대산문학상 수상 |
| 2023년 |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
| 2024년 |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 |
| 2024년 10월 | 작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최초) |
| 2025년 | 일본 요미우리문학상 연구·번역 부문 수상 |
| 2026년 3월 |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 소설 부문 수상 — 한국 소설 최초 |
한강은 어떤 작가인가
한강(1970년생)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대한민국 소설가입니다. 2005년 이상문학상 대상,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 문학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2024년 10월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으며, 역사적 트라우마를 섬세하고 절제된 시적 문체로 그려내는 것이 그의 문학적 특징입니다.
이 책,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작별하지 않는다』는 단숨에 읽어내는 소설이 아닙니다. 꿈과 현실이 교차하고, 현재와 과거가 층층이 쌓이는 구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한강 특유의 절제된 문장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이 독자의 내면에 깊이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주 4·3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다면 더욱 풍부하게 읽힐 수 있으며, 같은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먼저 읽은 독자라면 이 소설이 왜 '역사와 애도에 대한 문학의 정점'이라고 불리는지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출판 정보 요약: 문학동네 | 종이책 정가 16,800원 | 332쪽 | 2021년 9월 9일 출간
영어판 We Do Not Part는 2025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