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사우루스 발견 기념, 한반도 토종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코리아케라톱스까지 알아봤다

2026년 3월, 반가운 소식이 하나 날아들었습니다.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한반도 세 번째 신종 공룡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름도 정겹습니다. 바로 '둘리사우루스(Doolysaurus huhmini)'. 우리 모두가 아는 아기공룡 둘리에서 따온 이름이죠.
이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공룡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반도에서 신종 공룡이 학계에 공식 보고된 건 무려 15년 만의 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 토종 공룡 세 종을 모두 정리해보겠습니다.
한반도 첫 번째 토종 공룡 —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한반도 첫 번째 신종 공룡은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Koreanosaurus boseongensis)입니다. 2010년 전남 보성에서 발견이 공식 발표됐습니다. 학명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의 도마뱀'이라는 뜻이며, 발견 지역인 보성의 이름을 함께 담았습니다.
코리아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조반류 공룡입니다. 특이하게도 앞다리가 굵고 짧으며, 구조적으로 볼 때 네 발로 굴을 파며 생활하거나 땅에 엎드려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일반적인 공룡의 이미지와 다소 다른 형태라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 항목 | 내용 |
|---|---|
| 학명 | Koreanosaurus boseongensis |
| 발견 지역 | 전남 보성 |
| 공식 발표 | 2010년 |
| 시대 | 중생대 백악기 후기 |
| 분류 | 조반류 공룡 |
| 특징 | 굵고 짧은 앞다리, 굴 파기 적합한 구조 추정 |
보성은 현재도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한반도 남해안 일대가 백악기에 공룡들의 주요 서식지였다는 점을 코리아노사우루스가 다시 한번 증명해 준 셈이죠.
한반도 두 번째 토종 공룡 —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두 번째 신종 공룡은 코리아노사우루스 발표 이듬해인 2011년 등장했습니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Koreaceratops hwaseongensis)로,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견됐습니다. '한국의 뿔 달린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코리아케라톱스는 각룡류(뿔 공룡) 계통으로 분류됩니다. 트리케라톱스 같은 공룡의 먼 조상뻘 되는 원시 각룡류입니다. 이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꼬리뼈의 독특한 구조인데, 연구자들은 납작한 꼬리 구조가 물속에서 수영하는 데 유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초식 공룡이 수생 환경에도 적응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 항목 | 내용 |
|---|---|
| 학명 | Koreaceratops hwaseongensis |
| 발견 지역 | 경기 화성 |
| 공식 발표 | 2011년 |
| 시대 | 중생대 백악기 |
| 분류 | 원시 각룡류 |
| 특징 | 납작한 꼬리 구조, 수생 생활 가능성 제기 |
화성은 공룡알 화석지로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만큼 공룡 연구에서 중요한 지역입니다. 코리아케라톱스의 발견은 이 지역의 고생물학적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건이었습니다.
한반도 세 번째 토종 공룡 —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

그리고 2026년 3월, 드디어 세 번째 신종이 등장했습니다.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Doolysaurus huhmini).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발견됐으며,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Fossil Record에 발표했습니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습니다. CT 촬영 결과 이 공룡이 2세 미만의 어린 개체였음이 확인됐고, 연구팀은 자연스럽게 만화가 김수정 작가의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종명 '허미나이'는 30여 년간 한국 공룡 연구를 이끌어온 허민 국가유산청장(전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소장)의 이름을 기려 붙였습니다.
몸길이는 약 1m로, 성체로 자라면 3~4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억 1300만 년~9700만 년 전 백악기 중기에 살았던 원시 신조반류(테스켈로사우루스류) 공룡입니다.
| 항목 | 내용 |
|---|---|
| 학명 | Doolysaurus huhmini |
| 발견 지역 | 전남 신안 압해도 |
| 공식 발표 | 2026년 3월 |
| 시대 | 중생대 백악기 중기 (약 1억 1300만~9700만 년 전) |
| 분류 | 원시 신조반류 (테스켈로사우루스류) |
| 추정 몸길이 | 성체 기준 3~4m (발견 개체는 약 1m, 2세 미만) |
| 주요 발견물 | 두개골(치아 15개), 척추, 발, 위석 — 한반도 최초 두개골·위석 발견 |
| 식성 | 위석 형태로 볼 때 잡식성 추정 |
둘리사우루스가 특히 중요한 이유 — 아시아와 북미의 연결고리
둘리사우루스는 단순한 신종 발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고생물학계에서는 오랫동안 테스켈로사우루스류 공룡이 어디서 처음 분화됐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습니다.
백악기 중기, 아시아와 북미 대륙은 지금의 베링 해협 자리에 '베링 육교'라는 육지 다리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공룡들이 이 경로를 통해 대륙을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테스켈로사우루스류는 지금껏 북미에서만 주로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원시적 형태의 테스켈로사우루스류인 둘리사우루스가 아시아, 그것도 한반도에서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이 공룡 그룹의 발상지가 아시아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즉 테스켈로사우루스류가 아시아에서 먼저 생겨나 베링 육교를 건너 북미로 퍼져나갔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증거가 된 셈입니다.
더불어 이번 발굴에서는 한반도 최초로 공룡 두개골과 위석이 함께 발견됐습니다. 위석은 공룡이 소화를 돕기 위해 삼킨 돌로, 그 크기와 형태를 분석하면 식성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위석 분석 결과 둘리사우루스는 잡식성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토종 공룡 3종 한눈에 비교
| 구분 | 코리아노사우루스 | 코리아케라톱스 | 둘리사우루스 |
|---|---|---|---|
| 발견지 | 전남 보성 | 경기 화성 | 전남 신안 |
| 발표연도 | 2010년 | 2011년 | 2026년 |
| 분류 | 조반류 | 원시 각룡류 | 원시 신조반류 |
| 시대 | 백악기 후기 | 백악기 | 백악기 중기 |
| 주요 특징 | 굴 파기 추정 구조 | 수생 생활 가능성 | 한반도 최초 두개골·위석 발견 |
4호 토종 공룡을 기대하는 이유
한반도는 그동안 공룡 발자국 화석이나 알 화석은 풍부하게 발견됐지만, 뼈 화석은 상대적으로 드물었습니다. 인접한 몽골, 중국, 일본과 비교하면 고생물 정보의 공백이 있는 셈이었죠.
그런데 최근 한반도 남해안 일대에서 뼈 화석 발견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이번 둘리사우루스 발견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연구팀은 "한국에서도 공룡 뼈 화석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합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제 1세대 연구자들이 물러나고 2세대 제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라며, 남해안에 아직 묻혀 있을 고생물 화석들을 발굴하면 과거 한반도의 생태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코리아노사우루스(2010), 코리아케라톱스(2011), 그리고 둘리사우루스(2026). 15년의 공백을 깨고 나타난 세 번째 토종 공룡은, 어쩌면 네 번째 발견의 예고편일지도 모릅니다. 한반도 땅속 어딘가에 아직 이름 없는 공룡이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 한반도 토종 신종 공룡은 현재까지 총 3종
• 코리아노사우루스(2010, 보성) → 코리아케라톱스(2011, 화성) → 둘리사우루스(2026, 신안)
• 둘리사우루스는 한반도 최초 두개골·위석 발견이라는 기록도 보유
• 테스켈로사우루스류의 발상지가 아시아라는 중요한 학술적 단서 제공